‘작별하지 않겠다’ 한강,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헤어지지 않겠다 한강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헤어지지 않겠다 한강 한국소설 베스트셀러

들어가기 전 ●베스트셀러,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한강소설 ●해외메디치상을 포함한 한국문학상 수상작 ●1948년 제주를 생각하는

들어가기 전 ●베스트셀러,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한강소설 ●해외메디치상을 포함한 한국문학상 수상작 ●1948년 제주를 생각하는

기존에 단편으로 발표했던 <이별>과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에 이어 ‘눈 3부작’으로 기획된 이번 소설은 어떤 이유로든 단독적인 장편소설로 출간됐다. 눈 시리즈의 제목만큼이나 소설 속에서는 차갑고 깊이 빠져드는 듯한 어색함의 이미지가 이어진다. 첫 페이지에 인쇄된 한강 작가의 서명 속 한 마디가 눈길을 끈다.

전작과 비교해서 달라진 점은

한강 작가의 다양한 전작이 있지만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한 소설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소년이 온다’에 비해 ‘헤어지지 않는다’는 좀 더 돌려 표현하는 편이긴 하다. 이번 소설은 1948년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하지만 초중반부에서는 조금 잔잔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숲이 외치고 흔들리고 있다.나무들이 덮고 있던 눈이 흩날리다.깨질 듯한 이마를 차창에 대고 나는 해안 도로에서 본 눈보라를 떠올린다.멀리 수평선 위에 흩어진 구름을 몇 만마리 새의 무리처럼 낮게 날고 있던 눈송이를 떠올린다.섬을 집어삼킬 듯한 하얀 포말을 몰고 달려들던 잿빛 바다를 생각한다.(123쪽)소설의 처음은 끝없는 눈보라와 밀려드는 바다를 꿈꾸는 장면으로 시작된다.책 속의 화자는 이전에 도시의 학살에 대한 책을 쓴 적이 있다, 꿈은 그냥 책이 남긴 여운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친구의 갑작스러운 연락을 받고 제주도에 가게 된다, 마침 폭설로 엉망이 됐던 제주에 마주보.요란한 눈보라 속에 심하게 몸을 흔드는 나무들의 이미지가 겹친다.섬뜩한 어둠이 이어 참기 어려운 한기까지 힘들다.목적지까지 가는 화자의 움직임 속에서 교차하는 음성이 있다.어떤 독백, 누군가 고백하는 목소리가 울리다.차가운 눈의 이미지 속에서 이 음성이 잔잔하게 끼어드는 것을 발견한다.

신기한 건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방의 온도가 변하는 것 같아. 겨울 햇살이 짙게 내리쬐거나 온돌마루가 데워져 퍼지는 온기와는 달랐다. 따뜻한 기체 덩어리 같은 게 방을 채우는 게 느껴졌다. 솜이나 깃털, 아기 피부를 만지면 손에 부드러움이 남잖아. 그 감각을 압착해 증류하면 배어나는 듯한. (212쪽) 잔잔하게 끼어들던 음성은 후반에 가서야 그 정체가 분명해진다. 제주에 살던 친구 인성과의 대화 속에서 역사에 희생된 비참한 가족사가 드러난다. 그리고 그 후의 수많은 생명 또한. 겨울 제주, 어두운 집안의 조용한 대화 속에서 이야기된 모든 것은 거의 울부짖듯 폭발한다.

한강이라는 이름

한강 작가의 소설이라고 각오는 했지만 역시 벅찬 마음으로 읽기는 했다. 텍스트의 어려움보다 높아지는 감정의 어려움 때문에. 기울인 글자의 텍스트는 무엇을 암시하는지, 첫 독서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어 흠칫 놀랐다. 당시 사투리와 약어표까지 살아 있는 음성은 글자로 적혀 있지만 공간을 모두 채우듯 윙윙거렸다. 그 윙윙거리는 소리가 너무 아팠어. 슬프지만 군데군데 아름다운 문장들에 사로잡히기도 했던 소설 ‘이별하지 않아’. 시나 가사처럼 이어지는 문장 속에서 정처 없이 함께 걷듯 읽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글로 다시 읽는 책 ‘소년이 온다’ 좋은 글●갑자기 오월이 생각나게 된 이유는 남편과 함께 본 드라마 때문이었습니다. 퇴근후 저녁먹고…blog.naver.com

최근 <소년이 온다>의 문장을 다시 한번 새겨본 리뷰를 추가합니다.

이별하지 않는 저자 한강출판문학동네 출간 2021.09.09.

이별하지 않는 저자 한강출판문학동네 출간 2021.09.09.사진을 클릭하시면 인플루언서 구독이 가능합니다사진을 클릭하시면 인플루언서 구독이 가능합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